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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북핵 사태의 간단한 정리

언제나 우리는 남한의 입장에서 본다. 이것이 당연한 것이고. 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봐야 이번 북핵 사태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남한과 미국 그리고 일본으로 이루어지는 연합이 매우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혈맹을 자처하는 중국이 자신의 국익을 해치면서까지 북한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신의주를 경제개발특별지구로 지정했다가 동북지방의 조선족의 동요를 우려한 나머지 신의주 특별지구장을 구속시켜버린 것에서 읽을 수 있다. 사실상 북한은 고립무원에 서있다고 느끼고 있다. 북한은 현 남한+미국+일본의 연합의 핵심은 미국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사실 그렇다. 미국이 자신의 체체보장을 해주지 않는다면 남한, 일본이 보장해준다고 해봤자 아무 의미없는 공수표인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실상 있지도 않은 WMD(대량살상무기)를 핑계로 이라크까지 두차례 공격 후 결국 후세인까지 제거한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대항할만한 무력이 없으면 자신의 안위보장이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큰 우려와 동북아 힘균형을 깨뜨릴만한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핵은 사실상 공격무기가 될 수 없다. 핵은 여러 전술적 무기를 무효화시켜 핵을 가진 순간 적국과 동등한 무력을 가지게 되는 전략적 효과를 가진다. 핵은 핵폭탄뿐만 아니라 운반체가 중요한데, 운반체는 미사일로서 미국에 도달하는 대륙간 탄도급 미사일을 보유하게 된다면 미국이 전쟁을 거는 순간 미국과 북한 공멸로 들어갈 수밖에 없으므로 북한과 미국간의 힘의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껏 본토공격을 한번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본토공격을 가능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이 핵보유국이 된다면 일본에게도 핵무장을 허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 러시아, 북한, 일본까지 핵무장을 하게 된다면 남한도 핵무장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동북아는 힘겨루기로 일촉즉발의 사태에 직면할 수 있으며 자칫 잘못하면 세계 멸망의 문을 열게 되는 계기를 되는 것이다. 또한 동북아시아에 핵개발 도미노를 좌시한다면 NPT 핵환산금지조약은 사실상 무위로 돌아가면서 세계 각국이 핵무장을 하게 될 우려가 있다. 핵이 남발되면 그만큼 미국이 지금까지 수퍼파워가 위축되며 이는 미국의 국익에 현저한 해가 될 것이다. 미국은 현 군사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예산의 50%를 군사비로 소모하며 이 금액은 4500억불에 달한다.

현재는 정보수집이 미국의 인공위성을 통해서만 북핵진전사태를 알 수 있다. 핵실험을 하는지 핵농축을 하는지 미국의 인공위성을 통해 찍혀진 사진으로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여러가지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이라크 사태를 보아컨데, 미국은 정보조작을 할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이라크에 WMD가 확실히 있다고 침략했지만 UN조사단이 열심히 조사해봤지만 WMD는 없었다는 결론을 냈다. 이것은 정보라는 것이 사람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거슬러지기 때문에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미국은 인공위성정보를 토대로 플라토늄 추출, 그리고 핵실험을 하려고 한다고 주장하며 7월 폭격설을 흘리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만약 북한이 폭격을 당한다면 일차 반격 목표가 서울에 있는 미군부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미군이 공격받으면 동맹국인 한국은 참전하지 않을 수 없게 되며 차례로 일본이 참전하게 된다. 진행경과에 따라 중국의 참전여부가 결정되며 한반도의 좁은 땅덩어리에서 북한 남한 미국 일본 중국이 맞붙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것은 최악의 사태로 독일이 30년전쟁으로 이로 인해 오랫동안 2류국가로 떨어진 것보다 더 처첨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사실상 한반도는 재기를 할 수 없게 되어 중국과 일본에게 분할통치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북핵의 심각성은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데 있다.

by CatonMe | 2005/05/10 21:10 | 이성의 늪 | 트랙백 | 덧글(0)

여성부 육천억 예산의 진실

언젠가부터인가 최고의 낚시가 되어버린 남녀논쟁. 군가산점 폐지부터 촉발된 듯한 이 논쟁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인터넷의 세상이 흔히 그렇듯 초기의 발전적인 논의는 어디로 가고 이제 비난을 통한 카타르시스 창출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맹렬한 비난도 최소한의 근거를 두고 말해야 보는 사람도 신명나서 같이 동참할 것 아닌가? 어차피 이 바닥이 다 그렇지만 제일 거슬리는 근거는 이거다.

'여성부의 예산이 무려 육천억이 넘는다.'

이 비난의 요지는 여성우월정책을 위해서 육천억이나 넘는 돈을 퍼붓고 있다는 거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 대체 여성우월정책에 육천억이나 쓸 거리가 있는지. 그러나 이 소문은 돌고 돌아 이미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여성부의 자발적인 삽질도 큰 덕을 보고 있지만 이 소문의 근원은 주장하려는 자들의 마음에 있다.

여성부는 여성우월정책을 취하고 있다. 일련의 정책은 여성부를 통해 실질적 힘으로 변환된다. 봐라. 그 힘의 정체는 육천억이나 되는 예산에 기인한다. 여성부의 여성우월음모는 육천억을 통해 현실이 되고 기정사실이 된다. 별로 할 일도 없는 부에서 육천억이나 소요한다는 건 그만큼 쓸데없는 일에 돈을 쓴다는 일이 되고 그건 남자를 죽일려는 것이다. 란 마음에서 육천억 예산은 '요구'되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위 표를 보면 알겠지만 여성부 예산이 6백억 대에서 6천억으로 갑자기 증가한 것은 사회복지부에서 관리하고 있던 보육예산이 여성부로 이전되었기 때문이다. 보육예산은 '보육시설 운영지원 확대(2,738억원) 영유아보육료 지원(2,671억원) 보육시설 기능보강(504억원) 보육인프라 구축 등(88억원)'으로 구성되며 저출산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업이다.

일부 남성들에게 민감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정책예산은 '여성정책관련 국민의식개선을 위한 홍보(17억원) 평등가족실천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실시(2억원) 여성주간 및 남녀평등방송상 등 남녀평등의식 확산(4억원)'정도이며 다른 예산은 여성취업지원, 여성인권관련(성매매, 성폭력, 아동성폭력, 위안부피해자지원), 국제협력기금 정도이다. 사실 보육예산만 빼버리면 하나의 부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예산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결국 국가적으로 큰 돈을 들여 남성들을 죽일려고 하는 게 아닌 것이다. 쥐꼬리만한 예산으로 남성을 죽이고 싶어도 못 죽인다. 여성부가 일부 남성들에게 공적이 되고 있는 것은 남녀평등을 넘어서 여성우월로 간다는 인식에서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에 힐난을 한다지만 최소한 사실에 근거한 주장을 하기 바란다. 일부 멍청한 남성분들, 여성부 육천억 = 여성부 공적이라는 공식을 함부로 꺼내지 마라. 바보가 주장하는 것에 동조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by CatonMe | 2005/05/10 20:44 | 이성의 늪 | 트랙백 | 덧글(1)

사무라이란 보드게임

사무라이 보드게임 설명


오늘 친구들과 만나 술한잔 하려했다가 저녁밥을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술먹기전에 가볍게 하려고 들어갔단 11시 30분까지 해버린 게임입니다.

룰은 간단한데, 농부,귀족,승려의 말들이 게임판에 배치됩니다. 플레이어가 들고 있는 카드는 각각의 숫자와 위 3가지 종류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것을 한턴씩 돌아가면서 게임판 위에 배치합니다. 말을 둘러싼 카드의 종류가 말과 일치하고 숫자가 큰 사람이 가져가는 겁니다.

이 게임의 재미난 점은 가져갈 수 있는 말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고 승리조건이 3가지의 말의 총갯수가 아니라 각 말들 중에 최대개수로 판단하기 때문에 상대가 어떤 말을 얼만큼 가져가는지 예상하고 어느 말을 공략해야 할 것인지를 실시간으로 판단해야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3가지 말에 영향을 모두 끼치는 사무라이라는 카드가 변수로 작용하고 에도, 교토 등 중요도시에는 3가지 혹은 2가지 말이 동시에 존재하는데, 그것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 또한 게임의 묘미입니다.

중요도시는 도시에 접하는 칸이 많기 때문에 카드를 놓을 수 있는 칸이 많아 그만큼 여러가지 변수가 작용하고, 한자리를 둠으로써 두가지 말에 영향을 끼치는 전략적 자리의 선점이 중요합니다. 또한 플레이어간에 카드의 종류와 숫자가 일치할 경우 그 자리의 말은 제외되어버리므로 전략적 판단으로 말을 소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술먹으러 간다는 스케쥴도 잊어버릴만큼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고 다른 게임과 달리 운에 의한 요소가 적은 게 특징입니다. 카탄이나 카르카손에 경우 주사위에 의존하거나 혹은 카드를 한장 꺼내서 그 카드만 사용해야 하는데 비해, 사무라이는 카드를 쓰는 만큼 5장을 늘 유지해야 하는 시스템이므로 운보단 전략적 사고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가리개를 통해서 자기가 획득한 말 수를 숨기기 때문에 끊임없이 예측을 해야 합니다.

이 게임을 하면 즐겁게 떠들면서 하기 보다 다들 조용해집니다. 한순간이라도 집중을 하지 않으면 전체의 돌아가는 형세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다 같이 화목하게 즐기는 분위기를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게임 자체에 큰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실제로 몇게임 안 했는데 돌아와보니 힘이 쭉 빠질만큼 몰입감이 큰 편입니다.

by CatonMe | 2005/04/04 01:11 | 직관의 세계 | 트랙백 | 덧글(6)

독도분쟁 - 근본적 해결책은 무엇인가.

"日 우경화 움직임은 민주주의 위기서 비롯"


최근 독도분쟁으로 얼룩져가고 있는 한일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짚어볼 수 있는 기사입니다. 독도분쟁의 근본적 원인은 군국주의적 움직을 제어할 수 없는 허약한 민주주의탓으로 이는 투쟁으로 얻어낸 한국의 민주주의과 달리 전공투 실패 후 어느 것도 시민들의 힘으로 획득되어지지 않은, 단순히 주어진 것에 불과한 일본의 민주주의는 군국주의자들의 노름에 힘없이 부정되고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반일감정이 높아져 일본 때리기에 모두 앞장서는 요즘입니다만, 독도분쟁의 해결점은 한국에게 있지 않고 일본 자신에 있습니다. 일본의 무력한 민주주의 헛점이 군국주의의 부활을 외치는 자들에게 쉽게 휘둘린 결과 독도분쟁이 일어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독도분쟁을 해결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일본의 내부에서 분출되고 있는 군국주의적 열망은 끊임없이 영토확장을 요구하고 이에 대한 압력을 일본정계에서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강연을 했던 타카하시 테츠야 도쿄대 교수는 한국에서도 출판된 '국가주의를 넘어서'의 글에서 홀로코스트 부정론과 일본판 부정론을 비교해 얼마나 유사한지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글에서 빌려오자면

홀로코스트 부정론

1. 홀로코스트는 없다. 절멸 작전의 상징인 수용소의 가스실도 없었다.
2. 나치의 '유태인 문제의 최종 해결'이란 절멸이 아니라, 유태인의 동방 이송 또는 추방이었다.
3. 나치즘에 의한 유태인 희상자 수는 600만이나 500만이 아닌 훨씬 소수(20만, 100만 등)이고 게다가 그것은 학살의 희생자가 아닌 전쟁중의 불가피한 희생자에 불과하다.
4. 제2차 세계대전의 책임이 독일에는 없다. 독일에 있다면 유태인에게도 있다.
5. 1930년대, 1940년대에 인류의 중대한 적은 나치 독일이 아니라 스탈린 지배의 소련이었다.
6. 홀로코스트는 연합군, 주로 유태인들, 특히 시오니스트 선전 활돌에 의해 날조된 것이다.

일본판 부정론

1. 남경 대학살은 없었다. 성 노예제(sexual slavery)로서의 일본군 위안소 제도도 없었다.
2. '종군 위안부'란 성노예가 아니라 '단순히 상 행위', '매춘부'에 불과하다.
3. 남경 사건의 중국인 희생자 수는 중국측이 말하는 30만도, 일본의 역사 교과서가 채용하는 십 수만에서 20만도 아니며 '최대한 만 명'으로, 일반 사민 사상자는 안전구 국제위원회의 보고가 '전부 옳다고 해도 47명'에 불과하다.
4. 조선의 식민지화와 중일 전쟁의 책임은 일본에는 없다. 책임은 오히려 러시아와 구미의 위협에 위기 의식을 갖지 못해 근대화가 늦은 조선과 중국측에 있다.
5. 일본의 아시아 진출 시기에 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진정한 위험은 일본이 아니라, 러시아(소련) 및 구미 열강이었다.
6. 남경 대학살, '종군 위안부' 문제는 '국내외의 반일 세력'의 선전 활동에 의해 날조된 것이다.

창의성 없게도 일본판 부정론은 홀로코스트 부정론을 그대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둘의 사정이 다른 것은 홀로코스트는 전세계적으로 인정되고 그 영향력으로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사람은 법적 처벌을 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만, 일본에서는 이런 주장이 아무런 여과없이 퍼지고 있고 심지어 역사교과서에도 침투되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결국 이런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원인은 부정론이 판칠 수 있게 만드는 터무니없게 낮은 세계사적 인식과 민주주의의 가치, 그리고 평화에 대한 열망이 일본 시민들에게 스스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다카하시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익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에 맞서고 있는 일본 시민사회는 한국인과의 연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일본 시민 사회의 성숙과 이를 돕는 연대 활동의 강화. 이것이 독도분쟁을 비롯한 한일 갈등의 근본적 해결점이 될 것입니다.

by CatonMe | 2005/04/01 15:08 | 이성의 늪 | 트랙백 | 덧글(2)

Fate - 길가메쉬의 모순성

Fate에서 길가메쉬는 버서커를 넘어서는 강력한 서번트과 함께 아쳐의 보구인 무한의 검제와 상대할 수 있는 적수의 필요성에 의해 요구되었습니다. 이른바 라스트 보스로서의 개념으로 등장입니다. 그러니 길가메쉬는 Fate의 서번트 시스템을 따르면서 최강의 서번트인 세이버를 넘어서기 위해 무리한 설정을 하게 됩니다. 바로 영웅의 원류인 길가메쉬니깐 보구의 원류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길가메쉬의 보구인 왕의 재보 Gate of Babylon


하지만 전 포스트에서 밝혔다시피 서번트 시스템의 본류는 아서왕 신화이고 아서왕 신화는 철제 무기를 만들어내는 신비로움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보구의 근거는 철기 시대를 배경으로 성립될 수 있는 신화적 서술인 것입니다. 하지만 길가메쉬는 수메르 신화의 영웅이며 이 시기는 철기 시대가 도래하기 전입니다. 길가메쉬에 대한 학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과거에는 신화적 인물로 받아들여지다가 수메르 문명의 중심지인 메소포타미아 지방(현 이라크)에서 발굴되는 점토서판의 해독을 통하여 여러가지가 밝혀진 상태입니다. 그 결과 길가메쉬는 실존인물로 무게를 두고 있으며 길가메쉬가 왕으로 있던 시기는 BC 2812~2687년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즉 길가메쉬의 생존시기는 청동기 시대이며 철기 시대의 시작은 힛타이트의 근거지였던 아나톨리아(현 터키)에서 BC 2000년 후반 경(late 2nd millennium BC)에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근동 지방에 보급된 것은 BC 1000년 초반 경(the early 1st millennium BC)입니다. 길가메쉬는 청동기 시대에 살았던 영웅이며 철제 무기에 의존하는 보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악카드어나 수메르어로 쓰여진 점토서판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길가메쉬 서사시를 보더라도 무기에 대한 특별한 서술은 이루지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길가메쉬 서사시에 따르면 '그의 키는 11완척이며, 그의 가슴은 9완척이며, 그의 발은 3완척이며, 그의 다리는 7완척이며, 보폭만도 6완척이나 되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때의 완척은 43-53센티미터로 추청되는데, 추청치를 가장 작은 43센티미터로 잡는다고 하더라도 키만 4미터 73센티미터나 되는데 이것으로 보면 영웅의 신적 속성이 길가메쉬 자신에게 있는 것이지 무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Fate의 시나리오 작가인 나스 키노코는 길가메쉬를 더욱 정체 불명의 영웅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길가메쉬는 수메르 문명의 우르크 제1왕조 다섯번째 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 수메르 문명을 무너뜨리고 등장한 셈족의 바빌론을 배경으로 보구를 구성하고 맙니다. 언어도 틀린 다른 민족의 영웅을 바빌론의 영웅으로 바꿔놓은 것입니다. 물론 바빌론이 후에 수메르 신화를 악카드어로 기록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빌론의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림설명 : 바빌론은 수메르와 경쟁했던 악카드의 문화권이었고 후에 함무라비왕이 수메르와 악카드를 무너뜨리고 이 지역을 통일한다.)

바빌론은 메소포타미아 정복하고 이를 칭송하기 위해서 기존의 수메르 신화를 이용해 자신들의 신인 마르둑(Marduk)을 신 중의 왕으로 받들기 위해 만든 것이 창조 서사시인 에누마 엘리쉬입니다. 에누마 엘리쉬는 바빌론의 창조 서사시가 e numa e lis, 에 누마 에 리쉬(그때 위에)로 시작한다 해서 붙여진 것입니다.그러나 Fate에서의 길가메쉬는 보구인 에아검에서 쓰는 기술이 에누마 엘리쉬입니다. 에아는 원래 수메르 신화에서 인간을 창조한 엔키를 뜻하는 바빌론에서 사용한 악카드어지만 바빌론에서 신 중의 왕인 칭호를 자신들의 왕인 마르둑에게 주기 위해서 수메르에선 서열 3위인 엔키를 이용했습니다. 에누마 엘리쉬에서는 신들의 아버지가 압수가 신들을 죽일 계획을 세우자 에아는 꾀를 부려 압수를 잠재우고 압수의 몸 위에 자신의 신전을 세웁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마르둑이 태어났고 신들의 어머니인 티아마트의 대결에서 승리를 해 그 몸으로 천지를 만들고 신들의 왕으로 군림하게 됩니다.

이런 점을 본다면 길가메쉬가 쓰는 보구와 기술은 사실 마르둑의 것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Fate의 서번트 시스템은 인간인 영웅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이었던 길가메쉬를 마르둑의 자리에 우격다짐식으로 몰아넣고 말았습니다. 또한 길가메쉬 서사시와 에누마 엘리쉬에서도 결정적인 보구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신인 에아를 검으로 만들고 말았고, 길가메쉬가 영웅의 원류임은 분명하지만 보구의 원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원의 원류니깐 보구의 원류다고 설정하여 모든 보구를 가지고 있는 게이트 오브 바빌론이란 설정을 만들었습니다. 결국 서번트 시스템의 한계가 길가메쉬와 보구의 불일치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길가메쉬와 마르둑의 서사시를 짜집기 해서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by CatonMe | 2005/04/01 00:30 | 이성의 늪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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